장형진 영풍 고문이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환경부·기상청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이 이번엔 반대로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직면했다. 영풍 지분 2%대를 보유한 국내 헤지펀드 머스트자산운용이 “영풍 자사주를 소각하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라”며 주주 행동에 나선 것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풍은 순자산의 90%가 고려아연 지분과 서울 중심부의 빌딩으로 구성돼 자산의 질이 매우 좋음에도 한국 주식시장에서 사실상 제일 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영풍이 “고려아연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면서 정작 영풍 자사주 6.62%를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모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강성두 영풍 사장은 지난 9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정책을 비판하며 “소각 목적이 아닌 자사주는 취득하면 안 된다”고 했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 발언을 언급하며 “영풍이 자사주를 보유한 사실을 잊었거나 상장사로서 소액주주들이 있음을 잊은 것이 아니라면 발생할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라며 “영풍이 왜 한국에서 청산가치 대비 가장 싸게 거래되는지를 이해하게 된 매우 참혹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 외에도 △무상증자 또는 액면분할 △고려아연 지분 풋옵션 내용 공개 △투자 부동산 자산 재평가 △밸류업 공시를 요구하며 오는 29일까지 회사가 답변하지 않을 경우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영풍 관계자는 “회사 가치를 제고하려는 주주 제안에 공감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