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포스코 빌딩. /조선일보 DB

국내 대표 철강기업 포스코의 노조가 25일 72.3%의 찬성률로 파업을 최종 결의했다. 노사 간 올해 임금협상이 결렬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마저 실패한 가운데 노조가 파업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사측은 추가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노조가 행동에 나설 경우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된다. 글로벌 철강 시황 불황에 중국발(發)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포스코는 최근 중국 내 유일한 제철소를 매물로 내놓고, 국내 공장 두 곳을 잇따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게다가 포항제철소에선 지난 10일 화재에 이어 24일 밤 또 다시 불이 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노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총 72.3%의 찬성률로 ‘쟁의행위권’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쟁의행위권을 획득했지만, 임금교섭의 평화적 타결을 위해 노조와 대화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노조가 당장 파업에 돌입하기보다는 쟁의행위권을 바탕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추가 협상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포스코 노조는 첫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77.8%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지만, 사측과 협의를 거쳐 11일 만에 임금협상을 최종 마무리지은 바 있다.

포항제철소에도 최근 보름 새 화재가 두 차례 잇따르며, 사내는 물론 지역사회의 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밤 11시 15분쯤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인명 피해 없이 화재 발생 2시간 만에 꺼졌다. 포스코 측은 “금속을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드는 용융로의 외부 철피 손상에 의한 화재로 추정된다”며, 소방 등 관계기관과 자세한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지난 10일에도 화재가 발생했던 곳으로, 당시 직원 1명이 화상을 입고 쇳물 생산도 10일 넘게 중단된 상태다. 지난 19일 복구 작업을 마치고 재가동 준비에 들어갔지만, 공장을 돌리기도 전에 다시 불이 난 것이다. 최근 철강 시황 불황으로 재고가 쌓여 있고, 다른 공장도 잇따라 폐쇄하는 상황이라 제품 수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