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감축이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 적자를 늘린 직접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미 의회조사국(CRS)에서 나왔다.
CRS는 최근 발표한 ‘한미 FTA와 양자 무역 관계’ 보고서에서 “대다수 경제학자의 중론”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2012년 발효된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는 FTA 발효 이후 초기에 증가세를 보이다, 2015~2018년 감소한 뒤 다시 증가해왔다“며 ”많은 경제학자들은 FTA에 따른 관세 감축이 양자 무역에서 적자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대표적 사례로 자동차 산업을 꼽았다. CRS는 “FTA 발효 이후 수입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자동차 수입의 경우, 한미 FTA에 따라 자동차 관세가 인하되기 전인 2011~2015년에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했다. 자동차 관세가 이미 부과되고 있을 때 한국 자동차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단순히 FTA로 관세를 낮췄다고 해서 한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한국의 대미 흑자에 대해 다른 거시경제적 요인을 제시한 경제학자도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CRS는 “일부 경제학자는 국가 저축률(national savings)과 투자율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양국 무역 수지의 주요 결정 요인으로 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취임 후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관세 전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