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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는 이달 22일까지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 등에서 신제품 피자 3종을 배달 주문하면 1만원을 할인해준다고 16일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가 3만7900원인 프리미엄 콰트로 피자(L사이즈)를 30%가까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도미노피자가 ‘배달 대목’인 12월에 배달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커머스는 물론 자동차 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이 이달 들어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12월은 유통업계가 ‘연말 특수’를 기대하는 시즌이지만, 그동안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는 경우는 드물었다. 바로 직전인 11월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국내와 해외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극히 위축된 탓에 기업들이 ‘연말 바겐세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 이슈로 사회 분위기까지 어수선해지면서 기업들이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연말 매출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한 달 내내 세일”

이달 진행 중인 유통가의 할인 행사는 예년에 없던 다양한 품목에서 대단위 물량을 투입하고, 할인률도 높인 게 특징이다. 이커머스 업체 11번가는 처음으로 12월 한 달 내내 할인하는 ‘연말 감사제’를 진행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작년엔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린이 선물 할인에 집중했는데, 올해는 화장품, 패션, 명품 등 할인 품목을 대거 늘렸다”고 했다. 롯데온은 기존 12월 말에 72시간 동안 진행하던 ‘최강 라스트찬스’ 행사를 올해는 6일 동안 벌인다. SSG닷컴은 20일까지 일부 가전과 완구 등을 최대 90% 할인하는 행사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겨울 의류 구입 시 7% 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17일까지 하려던 행사를 점포별로 연말까지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앱에 접속하면 예년에는 주지 않았던 어그, 헌터 등 인기 브랜드의 20% 할인 쿠폰과 도넛 교환권 등을 준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뷰티관 리뉴얼과 함께 25일까지 구매 금액의 최대 7% 상당의 상품권 증정 행사를 한다. 이마트는 스테이크용 한우 등심·채끝 할인 물량을 작년보다 70% 늘렸다. 롯데마트는 25일까지 완구 최대 70% 할인 행사를 한다. LF는 23일까지 연말 선물용 제품 113만개를 골라 추가로 최대 10%를 할인해주는 쿠폰을 준다.

◇설까지 소비 위축 우려

자동차 업계도 차량 할인 판매에 나섰다. 국산차 내수 판매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열리는 11월에 전월 대비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오히려 1% 안팎 줄었다. 기아는 이달 전기차 ‘EV9′과 ‘니로 EV’를 각각 250만원과 200만원씩 할인 판매한다. 수입차 업계는 최근 수요가 가파르게 줄고 있는 고가 모델 위주로 할인율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아우디의 전기 세단 ‘e-트론 GT’의 이달 할인율은 30%다. 작년 12월에는 16% 할인했다. BMW는 중형 SUV ‘X3M’과 ‘X4M’을 이달 20% 안팎 할인 판매 중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기업들은 12월부터 할인 행사에 돌입하며 위축된 분위기가 새해로 넘어가지 않길 바라고 있다. 1월이 되면 또 다른 대목인 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설 선물 예약 판매에 돌입한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고급 선물보다는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고 설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마트는 10만원 미만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극가성비 한우 세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산 분야에서도 10만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는 신규 세트를 기획했다. 홈플러스도 1월 15일까지 ‘2025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받는데, 2만~6만원대 선물세트 상품 수를 24%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