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의류 판매점의 모습. /연합뉴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국민 과반이 소비 지출을 축소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내년 소비 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 지속(44%)이었다. 소득감소와 실직 우려(15.5%),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8.5%)를 꼽는 이들도 많았다. 응답자들은 내년도에 여행·외식·숙박(17.6%), 여가·문화생활(15.2%), 의류·신발(14.9%) 등 야외 활동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내년 소비 계획은 소득 수준에 따라 갈렸다. 하위 60%에 해당하는 소득 1~3분위는 내년 소비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상위 40%인 4~5분위는 오히려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한경협은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내년 가계 소비지출은 올해 대비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 대다수(75.7%)는 소비가 다시 활성화되는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내다봤다. 한경협 관계자는 “내년 성장률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로 국민들이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 외엔 좀처럼 지갑 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