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이 ESS(에너지 저장 장치) 사업에서 올해 세 번째 조(兆) 단위 수주를 따냈다.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경쟁력 있는 ESS 등 사업에서 다각화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LG엔솔은 미국 자회사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털’에 2026년부터 7.5GWh(기가와트시) 규모 ES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7.5GWh는 약 75만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ESS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불규칙하게 전기가 생산되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서 필수 설비다. 북미·유럽 등에서 ESS 수요가 꾸준해 2028년까지 전력망을 중심으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

LG엔솔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ESS 사업에서만 따낸 조 단위 계약이 3건에 달한다. 지난 5월 한화큐셀과 4.8GWh 규모, 지난 10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최대 8GWh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까지 총 3건의 계약 수주 금액만 5조원대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