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그룹이 중장기 전략에 맞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고 유휴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9월 폐점한 경기도 수원 롯데마트 영통점 부지를 87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계약은 잔금 지급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6월쯤 마무리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영통점 매각 대금은 노후 점포 리뉴얼과 내년 신규 출점하는 천호점, 구리점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현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6일에는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을 홍콩계 사모펀드(PEF)에 매각해 1조5729억원을 확보했다. 신성장 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해온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롯데헬스케어’도 사업성이 적다는 판단하에 연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호텔 브랜드 ‘L7′과 ‘시티’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위기설의 발단이 된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조기 상환 위험은 일단 해소됐다. 롯데는 지난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권자들이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한 재무 특약을 조정했다. 사채권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롯데는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세웠다.
롯데케미칼은 본격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 화학 포트폴리오 비율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고, 첨단 소재와 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에너지 등의 사업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