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시추 시작을 앞두고 시추 지점에 정박해 정확한 시추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웨스트카펠라호의 모습. 정부는 내년 1월 말까지 시료를 채취한 뒤 5~6월쯤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

최근 첫 시추가 시작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석유나 가스의 상업적 생산에 성공할 경우 정부가 가져가는 이익인 ‘조광료율’이 최대 12%에서 33%까지 늘어난다. 조광료는 정부가 석유·가스 개발권인 조광권을 국내외 기업에 부여하고 그 대가로 받는 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해저광물자원개발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현행 조광제도에서는 원유를 하루에 3만배럴 넘게 생산해도 판매가액의 12%보다 높은 조광료율을 적용하지 못했다. 생산량에 따라 부과 구간을 나눠 조광료를 3~12% 매겨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3만배럴을 한참 넘는 대규모 원유 생산에 성공할 경우 정부에 돌아가는 이익이 턱없이 적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대규모 자원 개발을 해도 투자 기업만 배를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한 법에 따르면 앞으로는 단순 생산량에 따라 부과 구간을 나누지 않고, 상대적인 수익성을 토대로 조광료율을 산정할 수 있다. 최고 조광료율도 33%로 높인다. 국제유가가 올라 개발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고유가 시기에는 직전 5년 평균 판매가격의 120%를 넘는 매출액에 대해서 33%의 추가 조광료를 부과해 수익을 분배한다. 정부는 당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이상이고 석유·가스 판매가격이 직전 5년 평균 판매가격의 120%를 넘는 경우를 ‘고유가 시기’로 봤다.

투자 기업을 위한 안전 장치도 마련했다. 수익이 비교적 낮은 초기 개발 단계에선 조광료율을 최저 수준인 1%로 적용해 부담을 낮춘다. 또한 기업이 천재지변이나 사업의 중대한 위기 등으로 조광료를 내기 어려울 경우엔 최대 7년(84개월)까지 조광료를 분할 납부하거나 납부 자체를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