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의 한 건물에서 철거 업체 직원들이 폐업한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서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느는 가운데, 이달 첫 주 전국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직전 주 대비 26.3% 급감하는 등 계엄 사태로 소비가 더 얼어붙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12월 소비 심리,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악화”(24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2025년은 저성장 기조 이어가며 많은 브랜드에 위기 될 것”(23일 삼성패션연구소 ‘2025년 패션 시장 전망’)

“국민 과반(53%), 내년 소비 지출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19일 한국경제인협회 ‘2025년 국민 소비 지출 계획 조사’)

최근 소비 위축과 불황의 장기화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소비 지출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고물가 지속’(4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내 한 대형 마트의 이달 1~23일 매출 신장률(작년 동기 대비)은 0%였다. 방문 고객도 작년보다 줄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건비, 임차료 등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2022년 11월(86.6)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 전망도 18포인트 내리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가느냐에 따라 소비 심리 회복 속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내년 주요 키워드로 ‘침묵의 불황’을 꼽았다. 이 연구소는 “온라인 비즈니스조차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은 지난 10일 발표한 ‘2025 D.라이프시그널 리포트’에서 “이제 저성장은 현실이고 미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