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중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랜딩기어(착륙장치)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 바닥이 활주로에 그대로 닿은 채 직진하다 공항 끝의 벽을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과 사고 영상에 따르면 사고가 난 여객기가 어떤 이유 때문인지 동체착륙을 했다는 것이다.

동체착륙은 조종사가 최악의 상황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고가 난 여객기와 관련해 목격자들은 “착륙 중 새 떼 충돌 후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항공기가 순항 중에 조류(鳥類)와 부딪히는 현상을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라고 한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세계적으로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시속 300km 안팎에서 이착륙을 하는데, 이때 0.9kg의 새와 충돌하면 4톤 이상의 충격이 발생한다고 한다. 공기흡입구로 새가 빨려 들어가면 기체 내부가 손상돼 조종이 불가능하게 된다.

기체 손상으로 불가피하게 동체착륙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극히 드문 경우다.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항공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동체 착륙에 앞서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외에서 동체 착륙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22년 1월 4일 공군이 보유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훈련 비행 중 랜딩기어 이상으로 동체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조종사는 다친 곳이 없이 무사했고, 기체에도 큰 손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독수리와의 충돌이 동체착륙 원인이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 8월에는 300명을 태운 에미레이트항공 여객기가 두바이 공항에 동체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승무원들이 침착하게 대응해 결국 승객들을 모두 탈출시키고 자신들도 빠져나왔다. 전원 탈출 후 기체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에 휩싸였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