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가 유입된 덕에 우리나라 조선업 산업기술인력도 9년 만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조선업은 장기 불황을 겪으며 인력 규모가 계속 줄었고, 2020년 이후엔 다시 호황을 맞았지만 떠나간 인원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극심한 인력난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여전히 현장엔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라 앞으로도 인력 확충은 계속될 전망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말 조선 산업기술인력은 5만8528명으로 전년인 2022년 대비 0.8% 증가했다. 산업기술인력은 연구개발직, 기술직, 관리자를 비롯한 기능·기술 인력을 뜻한다. 본래 조선업의 산업기술인력은 2014년 6만9766명에서 2022년 5만8042명까지 꾸준히 하락해 1만명 넘게 줄어든 상태였는데 이 수가 5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 숫자가 다시 증가한 것은 최근 외국인 근로 인력이 많아진 덕이다. 조선 산업기술인력 중 외국인은 2022년 877명에서 2023년 2563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5%에서 4.4%로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2023년 ‘숙련기능인력 비자(E-7-4)’ 연간 배정 인원을 늘리면서 조선 분야에는 400명을 별도로 배정했다. 사전 심사부터 비자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5주에서 10일 이내로 줄이고, 기업별 외국 인력 도입 허용 비율도 내국인 근로자의 20%에서 30%로 2년간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외국인 용접공 비자 심사 시 필요한 경력증명서 제출도 2년간 면제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최근 용접공으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어느 정도 인력이 채워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감에 비하면 숙련 근로자가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전체 산업기술인력 규모는 171만6846명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원이 늘면서 부족 인원도 1.9% 늘어난 3만9190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