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시스

해운업 비수기인 1월에도 글로벌 해운 운임이 재차 올라 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선박이 부족해 치솟았던 해운 운임은 작년 글로벌 해운사들이 대규모로 신규 선박을 투입하면서 하락 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2023년 말 홍해 사태로 수에즈 통행이 막혔고 운항 기간이 2주 이상 더 걸리는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선박 수요도 증가해 운임 강세가 이어졌다.

일반적인 수요, 공급 요인이 아닌 홍해 사태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등 불확실성이 큰 변수가 겹치면서 2025년에도 해운업계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또 이에 따른 고(高)운임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44.83포인트 오른 2505.17을 기록했다. 1년 전(1896.65) 대비 약 32% 높다. 2500선을 넘은 건 해운업 성수기인 작년 3분기(9월 13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홍해발(發) 물류 대란이 계속되는 데다 미국 동부 항만노조의 파업 가능성,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해운 전문 분석기관 드루리(Drewry)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의 컨테이너 운임 가격은 지난 3일 40피트 컨테이너 1개 기준 4829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7% 높은 수준이다. 상하이~뉴욕 노선도 6445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7%나 올랐다. 반면,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은 큰 변동은 없었다.

선사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무역 장벽이 강화되면 교역량이 줄어 운임 하락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면, 해운을 통해 수출 제품을 보내야 하는 화주들은 홍해 사태 등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해 현재 높은 운임 수준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소폭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화주·포워더 등 해운업 종사자 413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글로벌 해상운임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가 내년도 해상운임이 상승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임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23.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