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상공인 55%는 올해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물가로 원자재비·재료비가 상승하고, 내수 침체로 매출 감소까지 예상되는 탓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런 내용의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소상공인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12일부터 12월6일까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95%는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55.6%)하거나 비슷(39.4%)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가 작년보다 나을 것으로 본 소상공인은 5%에 그쳤다.
올해 가장 큰 사업 부담 요인으론 원자재비·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가 3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21.6%), 인건비 상승·인력확보의 어려움(18.9%), 고금리·대출 상환 부담(18.3%)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소상공인의 3.5%만이 폐업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취업이 어렵거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문을 연 생계형 창업이 많은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상공인의 73.8%는 사업 목적으로 대출을 받고 있었다. 이 가운데 34.9%는 전년 대비 대출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대출액 상환 부담이 그만큼 더 커진 것이다. 소상공인이 이용 중인 평균 대출 금리는 4.99%였고, 5% 이상인 경우도 65.9%에 달했다.
한편 현장에서 가장 요구하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은 금융 지원(80.8%), 판로 지원(9.9%),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2.4%), 상생협력 문화 확산(1.9%)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 국회나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 완화, 인건비 상승·인력 부족 해결, 소상공인 소득공제 혜택 확대 등이 꼽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에 이어 정치 불안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 정책과 함께 소상공인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