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알뜰폰 업체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알뜰폰 업체의 통신망 이용 대가를 대폭 인하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5G 데이터 20GB 요금제를 1만원대에 내놓는 등 가격대를 대폭 인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의 통신사 대리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 순증 규모가 37만명으로 2023년(80만명)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하고,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 출시로 가격 경쟁력도 약화된 데 따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도매대가를 크게 인하해 알뜰폰 업체들이 더욱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통신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 3사에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으로, 2022년 말 이후 처음으로 인하된다. 현재 도매대가는 데이터 1MB당 1.29원인데, 과기부는 이를 0.62원 수준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이렇게 도매대가가 인하되면 매달 1만원대에 2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과기부의 전망이다. 이번에 인하된 도매대가는 다음달 중 고시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통신3사 기준 데이터 2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기본 가격대가 1달 5만9000원 내외고, 월 25%의 할인 약정을 적용받더라도 4만4000원 수준이다. 또 일반 정규 요금제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한 데이터 4~6GB 요금제 역시 기본 가격이 3만원대, 월 25% 할인 약정 적용시 2만원대 수준이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조치가 알뜰폰 업체들에게도 확실한 가격 경쟁력이 부여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이외 각종 부가서비스도 확대한다.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알뜰폰 요금제 역시 제공하는 데이터가 모두 소진되더라도 속도를 제한하는 상태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데이터 속도제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 알뜰폰의 경우 속도제한 상품의 최대 속도가 400Kbps다. 이는 카카오톡으로 사진 전송조차 어려운 속도다. 과기부는 이를 웹서핑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인 1Mbps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로밍 상품도 현재 1종에서 4종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과기부는 이날 알뜰폰 경쟁력 강화방안과 함께 제4이통사 선정 관련 입장도 밝혔다. 과기부는 작년 7월 후보자로 선정됐던 스테이지엑스 선정을 취소한 후 앞으로 제4이통을 어떻게 할지 검토해왔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힌 것이다. 과기부는 “지금까지는 정부가 주파수할당 대역과 사업모델을 결정해 추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시장에서 도전하는 사업자가 있을 때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결론”이라고 했다. 정부 주도의 제4이통사 선정은 당분간 포기하고, 민간에서 새로 도전 의향을 밝히는 사업자가 나타날 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제점이 있던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도 내놨다. 자본금 요건을 갖춘 자만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납부할 때 전액 일시 납부를 원칙으로 하는 등 재무 능력이 있는 사업자만 이통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