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알루미늄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알루미늄 관세가 중국을 겨눴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중국산은 이미 높은 관세가 적용돼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결국 25% 고관세가 부과되면 핵심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미국산에 밀려 국내 소기업부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알루미늄은 포장재 같은 소비재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이차전지 양극박, 항공기 소재 등 제조업 전반에서 쓰이는 필수재다. 그러나 미국 알루미늄 생산 기반은 취약하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알루미늄 산업은 국내 생산 확대를 위해 최근 10년간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국내 수요의 3분의 1만 공급하는 수준이다. 3분의 2를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은 수출세 일부를 환급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생산을 늘려 수출 공세에 나섰다. 1기 트럼프 정부, 바이든 정부, 2기 트럼프 정부까지 알루미늄 무역 장벽을 강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미 알루미늄 수출은 트럼프 1기 때 10% 관세를 부과받았지만, 예외 조항에 따라 환급을 받아 사실상 무관세로 수출을 해왔다. 알루미늄 업계 540여 사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한국비철금속협회에 따르면, 작년 대미 알루미늄 (부품 포함) 수출은 약 10억2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전체 수출 50억2000만달러(약 7조3000억원)의 약 20%를 차지한다. 사실상 무관세 가격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했는데, 25% 관세는 치명적이다. 비철금속협회 관계자는 “품질에서 미국산에 앞서지만 25% 관세로 인한 가격 차는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소기업부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