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서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서있다. /뉴스1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 1분기 한국 수출이 작년보다 2% 감소했다. 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기는 2023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트럼프발 ‘상호 관세’ 퍼펙트 스톰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이 벌써 꺾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3.1% 증가한 582억8000만달러(약 85조7400억원), 수입은 2.3% 늘어난 533억달러를 기록하며, 올 1분기(1~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599억2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자동차, 자동차 부품, 상호 관세 등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4월부터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때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보다 앞서 1분기부터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트럼프 관세의 타깃으로 꼽히는 자동차와 철강은 이미 1분기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자동차 수출은 올 1분기에는 작년보다 1.3% 감소한 173억달러에 머물렀다. 3일 25% 자동차 관세 시행을 앞두고 수요가 미리 몰리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이 더해지며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지난달 12일부터 미국의 25% 관세 부과가 시작된 철강은 1분기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6% 넘게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수출이 모두 주춤했다. 지난 분기 대중 수출액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작년보다 6.7% 줄어든 288억달러에 그쳤다. 평소 대중 수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며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규제로 고가 반도체는 대중 수출이 막혔고 범용 저가 제품은 중국 내에서 생산하다 보니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도 작년 1분기보다 1.9% 줄어든 303억달러에 그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지난 1분기 실적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최대한 많은 물량을 미리 수출하려는 ‘밀어내기’ 수요가 반영된 수치”라며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앞으로 수출은 1분기보다 더 큰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예산정책처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올해 우리 수출은 3.2%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