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사장./뉴스1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뉴스1

SK텔레콤이 해킹 사고와 관련해 2300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을 모두 무상으로 교체한다고 25일 밝혔다. 자체적으로 사고를 인지한 후 일주일 만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는 이날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하는 경우 유심 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금까지 해킹으로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어떤 고객이 피해를 입었는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 이용자들 사이에선 내가 피해를 본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사례가 커지고 있고, 자구책을 찾는 사례도 많다.

SK텔레콤은 당초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유심 보호 서비스’를 내놨었다. 통신사에서 개통한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에서 이용자의 정보와 일치하는 유심을 꽂았더라도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외 로밍을 이용할 수 없어 고객들 사이에서 ‘소극적, 늦장 대응’이란 불만이 커졌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5일까지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 약 240만명으로 전체 고객의 10% 수준이다. 이에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유심 교체는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 해킹 피해를 최초로 인지한 18일 24시 기준 가입자 중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이 대상이다.

장소는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다. 일부 구형 워치 및 키즈폰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기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해 보호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 19~27일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무상 교체 서비스를 소급 적용해 돈을 돌려준다. S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유심을 무상 교체해준다. 시행 시기와 방법은 각 알뜰폰 업체에서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해킹 피해를 법정 시한을 넘겨 보고했다는 ‘보고 지연’ 의혹도 받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8일 오후 6시 9분 의도치 않게 사내 시스템 데이터가 움직였다는 사실을 최초로 감지했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는 20일 오후 4시 46분에 이를 보고했다. 규정상 이상이 처음 감지된 시점부터 24시간 내에 이를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 시한을 약 22시간 넘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