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이치이에서 방영 중인 가상아이돌 오디션 '디멘션 노바' /아이치이

“정말 독창적인 무대였어요.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였고요.”

지난 1일 중국판 넷플릭스 아이치이(IQIYI)에선 중국의 인기 여배우 앤절라 베이비가 심사위원을 맡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디멘션 노바’가 방영됐다. 전체적인 포맷은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를 바가 없다. 세 심사위원이 서바이벌 형식으로 무대를 평가한 뒤 최종 우승한 세 참가자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게 된다. 그런데 참가자들이 남다르다. 사람이 아니라 증강현실 기술로 만들어낸 가상 인물들이 춤추고 노래한다. 이른바 ‘가상 아이돌(virtual idol)’이다.

가상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로 중국의 가상 아이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 기관 신사계(新思界)에 따르면 2018년 1억위안(약 167억원) 수준이었던 가상 아이돌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15억위안(약 2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 아이돌 시장을 이끄는 건 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다. 빌리빌리에선 지난 1~10월 가상 아이돌 라이브 방송의 월평균 시청 시간이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뤄톈이(오른쪽에서 셋째) 등 가상 아이돌. /빌리빌리

지난해 빌리빌리가 개최한 가상 아이돌과 실제 아이돌이 함께 참여한 콘서트에는 8000명이 참석했다. 티켓은 판매 시작 두 시간 만에 전부 매진됐다. 빌리빌리는 오는 19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가상 아이돌만 참여하는 콘서트를 연다. 상하이 국립 전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가상 아이돌 30팀이 출연한다. 티켓 값은 좌석에 따라 280위안(약 4만7000원)에서 1280위안(약 21만3400원)으로 일반 아이돌 공연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상 아이돌은 광고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인기 가상 아이돌인 뤄톈이(洛天依)는 KFC와 네슬레, 록시땅 같은 유명 기업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다. 중국 공산당 산하 청년 조직인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은 뤄톈이를 청년 대사로 임명했다. 공청단은 “마약이나 성 추문 스캔들에 휘말리는 일부 아이돌과 달리 가상 아이돌은 청소년에게 무해하기 때문”이라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최근 한국에서도 가상 아이돌이 등장했다. 지난달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걸그룹 ‘에스파(aespa)’는 현실 세계 멤버들과 가상 세계 아바타들이 함께 존재한다는 세계관을 내세웠다. 에스파는 멤버 개개인의 이름에 ‘아이’를 붙인 가상 아이돌들과 함께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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