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디코드+’는 조선일보 온라인칼럼 ‘최원석의 디코드’의 ‘네이버 프리미엄’용 별도 기사입니다. 매주 수요일 나옵니다.

‘중국판 테슬라 3총사’의 약진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의 작년 전기차 판매 톱10 메이커를 보면, 샤오펑(Xpeng)·니오(NIO)·리샹(리오토·LiAuto) 등 신흥 업체 3곳이 각각 7·8·10위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의 전국 자동차판매조직인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작년 1~11월 누적 판매에서 샤오펑은 8만2155대를 팔아 7위, 니오는 8만940대를 팔아 8위, 리샹(리오토)는 7만6404대를 팔아 10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3개 업체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전기차라고 하면, 내연기관차 모델을 전동화하는데 그친 것이 대부분이었지요. 충전 인프라도 충분히 정비되지 못했고 저품질 배터리 탑재 차량도 많았습니다.

이것을 바꾼 것이 가격 30만 위안(약 5600만원) 이상의 중형·고급 전기차 붐입니다. 흐름을 먼저 주도한 것은 테슬라가 상하이의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모델3′였지요. 하지만 중국의 신흥 전기차 3사 즉 샤오펑·니오·리샹이 테슬라의 길을 빠르게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중국판 테슬라 3총사의 차량은 모두 소프트웨어와 통신기기를 탑재해 고도의 운전지원(초보적인 자율주행)·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쓸 수 있게 한 스마트카, 혹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로 정의되는 자동차, 무선업데이트로 차량의 전반적인 기능을 수정·개선할 수 있는 차)입니다. 3사 차량은 목적지나 오락·정보 서비스 안내 등을 차량 내 AI(인공지능)가 운전자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운전석 조작도 대부분 스마트폰과 연동됩니다.

따라서 이들 3사는 자사 차량이 유럽·일본차와 겨뤄도 고급감에서 손색없거나 오히려 능가한다고 주장합니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중국 회사들이 독일·일본차 벽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고급 전기차 시장에선 전세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샤오펑·니오·리샹의 작년 1~11월 누적 판매 합계는 전년 대비 3배인 약 24만대로, 이미 테슬라의 중국 판매 대수(약 25만대)에 필적하는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기존 자동차 대기업들은 중간 가격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광저우자동차는 작년 11월 광저우 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차 ‘아이온 LX’를 공개했습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 탑재량을 늘린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적은 무게·부피에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저가의 소형 전기차 시장은 상하이자동차·GM 등이 출자한 회사인 상하이GM우링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 돈으로 500만원대의 소형 전기차인 ‘홍광 미니 EV’가 중국의 모델별 전기차 판매대수에서 계속 1위입니다. 최고 시속 100km에 4인승.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 가능합니다. 안전장비를 줄였고 에어컨도 옵션이지만, 전기차를 구입할 능력이 안됐던 저소득층·젊은층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인기입니다.

☞ [최원석의 디코드] ‘중국 판매 1위’ 500만원 전기차의 비밀(2021.10.14)

https://www.chosun.com/economy/int_economy/2021/10/14/WKDMFIY44ZBPRIHY4DGBOFGGQI/

참고로 중국 정부는 2020년 7월부터 농촌·소도시에서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내걸면서 전기차 업체의 관련 시장 개척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도 본격화됐습니다. 토종업체와 외국계(예를 들면 테슬라 중국 법인)를 포함해 작년 50만대에 달했습니다. 중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3%에서 작년 24%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유럽 전용 수출이 급증했습니다. 유럽에선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나 자동차회사에 대한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가 도입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유럽 자동차회사의 전기차 생산이 아직 수요를 대지 못하고 있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중국 신흥 전기차메이커는 유럽에서도 인기가 높은 SUV 형태의 전기차 수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니오는 작년에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 서비스 센터, 직영 판매점, 충전 시설 등을 마련하고, 자사의 주력차종 ‘ES8′를 작년 9월 말 시판했습니다. 대기업 중에서는 상하이자동차가 SUV인 ‘eZS’, BYD는 노르웨이 전기 SUV ‘탕(唐)’을 시판했습니다. 창청자동차도 소형 전기차 ORA로 유럽에 진출했습니다.

☞ [최원석의 디코드+] 중국 전기차 판매, 월 30만대 첫 돌파(2021.10.13)

https://www.chosun.com/premium/discovery/2021/10/13/23IZBGYAK5DNVK3GQI7NC3M52U/

자국 시장의 수요 증가와 수출 확대로 인해 중국의 전기차(플러그인 포함) 판매대수는 2015년 33만대에서 작년 350만대 이상으로 급성장했습니다. 세계 전기차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중국의 전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5년 1.3%에서 작년 13%로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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