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공공의 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명의 ‘스트롱맨(철권통치자)’이 장기 집권을 위해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제로(0) 코로나’ 정책 강행을 위한 상하이 등 봉쇄로 세계 경제에 전방위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코로나 봉쇄와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 등으로 경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3월 소매판매는 3.5% 뒷걸음쳤다. 3월 시작된 상하이 봉쇄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성장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시티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4.5%로 중국 정부 목표(5.5%)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중국은 중장기적으로도 성장 둔화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값싼 상품을 세계에 공급해온 중국이 급격한 고령화로 성장 동력이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 전반에 주름이 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장기간 물가 하락) 수출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출국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3년 10억10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 9억7000만명까지 낮아졌다. 2035년에는 65세 이상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은은 고령층 비율이 1%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중국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을 급등시켰다. 국제 원유(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 가격은 작년 말 배럴당 60달러대에서 110달러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밀·옥수수 등 식량 가격이 급등해 식량 안보가 전 지구적 문제가 됐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지난달 세계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4.7%에서 2.5%로 절반 가까이 깎았다. 러시아가 외환 보유액 동결, 국제금융결제망 퇴출 등 미국 주도의 강도 높은 금융 제재로 디폴트(국가 부도)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도 세계 경제에는 위기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