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장중 달러당 147.8엔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환율은 상승한) 것이다. 이에 일본 당국은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 어떠한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6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내린 달러당 1330.5원에 마감하면서 엔화 약세 추이를 따라가지는 않았다.

최근 글로벌 경제 불안감에 미국 달러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른 주요국 통화들이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유로화·엔화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7(오후 3시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초 105.8을 기록한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금(金)과 함께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는 최근 중국 경제 위기와 유로존 경제 대국인 독일의 성장률 정체 등이 부각되자 투자자들의 주요 피난처로 자리매김하면서 가치가 오르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최근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이 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달러 수요가 많아진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로 유로·엔화 등 다른 주요 통화들은 약세다. 그중에서도 한·중·일 3국 통화의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세 나라 통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각각 4%, 2.5%, 3.8% 상승(통화 가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환율이 0.8%, 1%가량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엔화 약세의 주된 배경으론 금리를 가파르게 올린 미국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며 양국 간 큰 폭의 ‘금리 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중국은 부동산 위기와 경기 부진이 심화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수출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 통화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한·중·일 통화 가치가 의미 있게 반등하려면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것보다는 각국의 내부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하는데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