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17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약 2.8% 하락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반도체 기업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약 2.8%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 하락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반도체 장치를 수출하는 기업에 대해 강력한 규칙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소식과 전날 알려진 대만의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512.42포인트(2.77%) 하락한 1만7996.92를 기록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나스닥은 2022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78.93포인트(1.39%) 내린 5588.27, 다우평균은 243.60포인트(0.59%) 오른 4만1198.08로 마감했다. 다우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 하락은 반도체 관련주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약 12% 이상, 대만 TSMC는 약 8% 빠졌다. 엔비디아는 6% 이상, 퀄컴도 8% 이상 하락했다. 이런 움직임은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중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출하는 기업을 단속하기 위해 광범위한 규칙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의 기업이 계속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할 경우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동맹들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 장비, 기술을 일부라도 사용하면 수출 시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정인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카드 사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해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반도체주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발언은 TSMC 주식 매도를 촉발시켰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와 관련된 보도도 비관론을 부추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