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국 뉴욕증시는 기대를 밑돈 고용지표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 8월 고용 증가 폭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6일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가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연준이 ‘빅 컷’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전망까지 보태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평균은 410.34포인트(1.01%) 내린 4만345.41, S&P500 지수는 94.99 포인트(1.73%) 하락한 5408.42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436.83포인트(2.55%) 급락한 1만6690.83이었다. 주식시장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 것은 이날 오전 발표된 고용 지표가 기대치를 밑돌며 경기 침체의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전월 증가 폭(8만9000명)보다 늘었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6만1000명) 보다 낮았다.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폭(20만2000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다만 이날 발표된 8월 실업률은 긍정적인 면도 보여줬다. 8월 실업률은 7월(4.3%) 보다 낮아진 4.2%로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고용 증가 폭이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실업률은 낮아지면서 혼란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욱 걱정하며 낙폭을 키웠다. 미 블룸버그는 “실망스러운 고용지표로 경제가 냉각되고 있다는 우려가 되살아났다”고 했고, 미 경제매체 CNBC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처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형 기술주가 이날 내림세를 보였다. 엔비디아(4.09%), 알파벳(4.02%), 아마존(3.65%) 등이 큰 폭으로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1.64%), 애플(0.70%) 등도 하락했다.

‘빅 컷’을 예상하는 연준 인사의 발언도 증시에 영향을 줬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고 지속적인 성장 전망도 좋다”면서도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가 (기준금리의) 더 큰 인하 필요성을 시사한다면 저도 그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가 연준 안에서도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옹호해 온 인물에 속한다는 측면에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그의 발언이 경기 침체의 우려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미 블룸버그는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번 달에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일부는 더 큰 폭의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그동안 우리가 봐 온 경기둔화, 노동시장 냉각 상황에 부합한다”면서 “기준금리를 낮춰 통화정책의 긴축 수준을 줄이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이날 기준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떨어졌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01%포인트 떨어진 3.72%,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08%포인트 내린 3.66%를 기록했다(오후 4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