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배달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음식 배달 플랫폼들이 ‘홈술’ 고객을 노리고 뛰어들고 있는데, 주류·외식업계는 수익이 늘어 환영하지만 배달 기사들은 업무 부담이 커진다며 불만이다.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는 30일부터 술 배달을 시작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소주·맥주·와인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배달 플랫폼 업체 1·2위인 배민과 요기요는 이미 2016년 10월부터 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래 술 배달은 법으로 금지됐는데 국세청이 2016년 7월 고시를 개정해 허용했다. 쿠팡이츠는 그동안 가맹점 요구에도 소비자와 분쟁을 최소화하겠다는 이유로 술 배달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수요가 커지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맹점주와 외식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최모(52)씨는 “기본 음식 배달만 하면 수수료 빼고 남는 게 별로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술을 같이 팔 수 있다면 부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아무래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 거리 두기 이후 리오프닝을 앞두고 매출이 서서히 오르는 상황에서 주류 배달까지 확장되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배달 기사들은 주류 무게가 상당한 데다 주문자가 미성년자 여부인지 신분증까지 확인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5만명가량의 배달 기사가 이용하는 커뮤니티 ‘배달세상’에는 “주류 배달로 생기는 모든 책임을 왜 배달 기사에게 덮어씌우느냐” “앞으로 주류 배달 들어오면 무조건 취소하자” 같은 불만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배달 기사는 “기껏 주류 배달 나갔는데 주문자가 신분증을 안 보여주면 다시 음식과 술을 가게에 돌려줘야 한다”면서 “누가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 배달을 계속하고 싶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