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공회의소가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구글, 애플 등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미국 기업의 입장을 대변한 것입니다. 그 중에는 이커머스의 최강자인 쿠팡도 있습니다. 쿠팡은 한국에서 영업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실질적 미국 기업입니다. 미 상의의 압력은 자국 기업을 구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고 쿠팡도 그 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전체 배달업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해외 자본 소유의 배달의 민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쿠팡 등의 급성장에 전통의 국내 유통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1위를 지켜온 이마트는 작년 1분기부터 쿠팡에게 매출 등에서 선두자리를 내줬습니다. 롯데·GS 등도 온·오프라인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유통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이라고 마음 편하게 앉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잠시라도 고개를 돌리면 헤게모니를 빼앗기고 맙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수퍼 모델 지지 하디드와 찍은 사진.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이런 상황에서 며칠 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에 28세 수퍼모델 지지 하디드와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기자 친구들, 형 지지 하디드 만나서 밥 먹었다. 그분 매장도 방문하고. 단순 만남과 방문이니까, 우리 기자들 억측하지 말길 바라”라고 썼습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9일엔 유럽 출장 중 한 전시장에서 의자에 앉아 찍은 듯한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해당 의자는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400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피가 튀는 격전의 유통 현장을 지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한가한 이야기만 소셜미디어에 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댓글 중에는 “어려운 회사부터 신경써 달라”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신세계 내부에서도 “회사 실적이 좋을 땐 상관없지만,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땐 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반응들이 들려옵니다. 30일 이마트 주가는 7만7800원으로 1년 전보다 25.3% 정도 떨어진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