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분할해 별도 법인이 된 이마트가 연간 실적에서 적자를 낸 건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마트./News1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전년보다 0.5% 늘어난 29조472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46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187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 본업인 대형마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다가 계열사들까지 줄줄이 적자를 내면서 대규모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특히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1878억원의 적자를 낸 신세계건설 부진의 영향이 컸다.

이마트만 놓고 보면 매출·영업이익·순이익(별도재무제표 기준)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법인 설립 이후 가장 부진했던 2019년(2511억원)보다 나빠진 실적이다. 이마트의 외형 성장은 멈췄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1% 줄었고, 순이익은 75% 급감했다. 수익성도 매년 나빠지고 있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015년 4.9%에서 2019년 1%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1%에 그쳤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11원밖에 남기지 못했다는 의미다.

전반적으로 국내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산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형마트 영역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 부문까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수조원을 투입해 이커머스 업체인 G마켓을 인수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손실 규모가 줄긴 했지만 SSG닷컴과 G마켓(지마켓)은 지난해 각각 1030억원과 321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신세계 그룹 계열사 임원의 40%를 교체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하고, 주력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인사 쇄신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같은 국내 업체는 물론 알리·테무 같은 중국의 이커머스 공세까지 겹치며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는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라며 “사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