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급식업체 아워홈의 ‘남매의 난’이 재점화됐다.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잃게 된 것이다.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이 2017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는데, 장녀 구미현씨와 차녀 구명진씨가 어느 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구명진씨가 일관되게 구지은 부회장 편을 들어온 가운데, 이번엔 구미현씨가 오빠 편을 들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쫓겨나게 된 것이다.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왼쪽), 구지은 부회장(오른쪽)

18일 아워홈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워홈은 구미현씨와 구씨의 남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반면 구지은 부회장과 차녀 구명진씨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부결시켰다.

아워홈은 창립자인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에게 1명만 협조해도 지분이 50%가 넘는 구조다.

2017년 경영권을 두고 첫 ‘남매의 난’이 벌어졌을 때엔 구미현씨의 지지를 얻은 구본성 당시 부회장이 승리했다. 2021년 ‘2차 남매의 난’에선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논란으로 물의를 빚자 구미현씨가 구지은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이번엔 구미현씨가 다시 구 전 부회장 편에 서서 막내 여동생을 밀어낸 것이다. 구미현씨는 주주 배당금 등 문제로 2022년부터 구지은 부회장과 각을 세워왔다.

아워홈은 향후 임시 주총을 열 전망이다. 자본금 10억 이상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이어야 하는데, 이날 주총에선 구미현씨와 구씨의 남편 등 두 명밖에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지은 부회장 측은 임시주총에서 반전을 모색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분 구조상 뚜렷한 대응 방법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배임·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나 주부인 구미현씨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전문 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경영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