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배민)이 앞으로는 고객이 앱으로 주문하고서 식당에 들러 직접 음식을 찾아가는 포장 주문에 대해서도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고 12일 밝혔습니다. 2020년 포장 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배민은 줄곧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다음 달 14일부터는 배민 앱을 통해 포장 주문을 받은 경우, 점주는 6.8%의 수수료를 배민에 내야 합니다.
벌써 점주는 물론 소비자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포장은 점주가 하고, 가지러 가는 건 손님이 하는데 왜 배민이 수수료를 챙기느냐”는 겁니다. 포장은 식당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해도 그만입니다. 배달처럼 앱을 통해 라이더 매칭이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 앱을 거친다는 이유만으로 포장에도 수수료를 받겠다는 배민이 ‘봉이 김선달’ 심보라는 소리도 나옵니다.
포장 주문이 배달 주문보다 수수료가 낮은 것도 아닙니다. 배민은 지난달부터 ‘배민1플러스’ 요금제 가입 업주를 대상으로 상생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에 따라 구간을 나눠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따라 매출 상위 35% 이내 식당 업주는 7.8%, 상위 35%~80%는 6.8%, 80%~100%는 2.0%의 중개 수수료를 냅니다. 결국 매출 하위 20% 매장을 뺀 대다수 점주가 포장 주문(수수료 6.8%) 때도 배달 주문에 버금가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셈입니다.
배민은 새로 중개료를 받는 대신 포장 주문 관련 할인 프로모션과 마케팅, 업주 지원 등에 연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민은 “포장 주문은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없기 때문에 전체 매출 중 포장 비율이 커지면 점주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점주들은 “가뜩이나 배민이 가져가는 배달료와 광고료 부담 때문에 힘들다”며 “애초에 수수료를 안 떼가는 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는 냉담한 반응입니다. 소비자들도 “배민 앱을 지우겠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