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조선닷컴에 게재한 ‘은퇴하고 집 줄여도… 부부에겐 각방 필요하다’라는 기사는 일본 노후문제 전문가의 ‘1인1방론’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일본의 노후문제 전문가는 100세 시대에 부부가 행복한 노년 생활을 보내기 위한 주거 형태 조건으로 ‘1인1방’을 강조했다. 자녀 독립 후 최소 20년은 부부끼리 둘이서만 살아야 하는 100세 시대에 생활 방식이나 수면 습관이 다른 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방은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링크는 조선닷컴에서만 실행됩니다).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한 조건이라는 1인1방, 과연 한국 부부들 사이에선 어떨까?
조선닷컴은 지난 달 SM C&C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Tillion Pro)’에 의뢰해 30~60대 기혼 남녀 742명에게 ‘평소 부부의 수면 환경은 어떠한가’라고 조사해 봤다.
그랬더니 ‘한 방에서 한 침대에서 같이 잔다’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42.3%에 그쳤다. 반면 부부가 수면을 위해 방을 따로 쓴다는 각방 비율은 32.3%였고, 각침대 비율은 25.1%에 달했다. 즉 부부 10쌍 중 6쌍은 ‘꿀잠’을 위해 각방 혹은 각침대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50대 회사원 S씨는 “1인1방은 사실 노년이 아니라 중년부터 필요하다”면서 “집에서 가장 햇빛이 잘 들면서 욕실이 있는 큰 방을 아내에게 내줬고 나는 작은 방을 쓴다”고 말했다.
“부부가 각방을 쓰자고 하면 쓸데없는 오해가 생길까봐 제대로 말도 못한 채 끙끙 앓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아이나 어른이나 노인이나 모두 존중받는 독립적인 삶을 원합니다. 이 점을 아내와 자식과 부모와의 관계 원칙으로 삼고, 이 기준을 중심으로 공간이나 행동을 선택하면 됩니다. 아내와 남편이 서로 독립적인 정신과 삶을 가지고 협력하면 부부 관계가 편해집니다.”
40대 워킹맘 A씨는 “남편은 침대에 눕기만 하면 바로 자는데 나는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으로 뉴스 읽고 드라마 보는 습관이 있어서 수면 스타일이 크게 다르다”면서 “그래서 서로 각방을 쓰고 있고 행복지수가 높아졌는데, 각방을 쓴다고 사이가 나쁘다고 말하는 건 편견”이라고 말했다. 잠버릇이 다른 배우자 때문에 숙면을 못 취하면 다음 날 하루 종일 피곤했는데 각방 시스템으로 바꾸고 나서는 그런 고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부부의 신체 온도 차가 맞지 않아서 8년째 각방이라는 40대 남성 B씨는 “각자 잔다고 해서 부부가 소원해지는 것이 아니고 수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평상시 사이는 더 좋아진다”면서 “부부가 한 지붕 아래 생활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100세 인생을 놓고 보면 각자의 프라이버시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40대 주부 C씨는 “아이도, 남편도 아닌 나 혼자만의 잠잘 곳을 갖는 것이 로망”이라며 “여행을 떠나면 무조건 트윈베드 룸으로 고르는데, 밤에 뒤척거려도 중간에 깨지 않고 다음 날 확실히 수면의 질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혼 17년차인 주부 D씨는 “새 집으로 이사가면서 싱글침대 2개를 사자고 했더니 남편이 ‘졸혼’을 하자는 것이냐며 화부터 냈다”면서 “남편이 싫어해서 어쩔 수 없이 킹사이즈 침대를 샀는데 아직도 후회된다”고 말했다. D씨는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면 반드시 혼잠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 부부들의 수면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을 침대업체들이 놓칠 리 없다. 요즘 부부 침대 마케팅 트렌드는 킹사이즈가 아니라, 각침대가 등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니 말이다. 유명 브랜드 침대업체 직원은 “최근 신혼부부들은 킹사이즈보다는 싱글 침대를 2개씩 사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만 싱글침대라도 2개씩 놓으려면 방이 커야 하고 매트리스까지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포기하는 경우도 꽤 된다”고 귀띔했다.
30년 넘게 부부 관계를 연구한 프랑스 사회학자 장클로드 카우프만씨는 그의 저서 ‘각방예찬론’에서 “부부가 더 잘 사랑하려면 떨어져서 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부 갈등 요소 중에서 수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 생활 초기에는 함께 자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이런 시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면서 “부부라도 각자 독립적인 자아가 고개를 들게 되고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혼자 안락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7시간 41분을 자고 있어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최하위권이다. 직장인 수면 시간은 6시간 정도로 더 짧아서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행복한 노후 탐구① “은퇴하고 집 줄여도… 부부에겐 각방 필요하다”
♥조선일보 구독하시나요?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가 치킨 쏩니다♥
조선일보를 구독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본지 경제부가 야심차게 준비해 12월 9일 개최하는 ‘2022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 사전 참여 신청하셔서 유용한 새해 재테크 정보도 챙기고 치킨 선물 이벤트에도 응모해 보세요.
올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행사로 처음 진행합니다. 구독자 수 185만명으로 최고 인기인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의 슈카 등 재테크 정석을 꼼꼼히 알려줄 일타강사 10명의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한 뒤 조선일보 독자 멤버십 사이트인 조선멤버스(members.chosun.com)에 접속하고 치킨 선물 이벤트에 응모하시면 됩니다. 응모 기간은 11월 30일 오후 6시까지이고 신청자 중 22분을 뽑아 2만원 상당 치킨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문의 1855-3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