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京)원이라니 돈 단위가 헷갈리네요. 디노미네이션(화폐 개혁)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운용사 대표 P씨)
다음 주(18~19일) 국내 최대 규모인 12조원대 청약이 실시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관 수요 예측이 역대 최대인 1경원을 기록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이 바빠지고 있다. 1경원은 1조원의 1만배다.
운용사 대표 A씨는 “이번 LG엔솔의 기관 수요 예측에 7000억을 써서 냈는데, 지금까지 써본 적도 없고 앞으로 쓸 일도 없을 것 같은 액수”라고 말했다.
물론 기관 수요 예측은 개인들처럼 증거금(공모가의 50%)을 입금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 금액만 써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현금이 그만큼 몰린 건 아니다. 하지만 돈 냄새를 잘 맡는 기관들이 앞다퉈 역대급 금액을 적어낸 것을 보면, 수익이 날 확률이 높은 공모주라는 사실은 눈치 챌 수 있다.
왕개미연구소가 13일 낸 보고서(“아묻따 풀청약 기회가 왔다” 1월 공모주, 역대급 쩐의 전쟁)를 읽고 나서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그렇다면 나는 몇 주나 받을 수 있는가’였다. 정확한 공모가는 14일 나올 예정이지만, 희망 범위 상단인 30만원에서 결정된다고 가정해 추정해 봤다.
공모주 투자 전문가인 박현욱(필명 슈엔슈)씨는 “100조원 정도 증거금이 들어온다고 가정하고 1억원을 청약한다면, 균등배정 1~2주, 비례배정 5주 정도가 예상된다”면서 “균등배정의 경우 계좌수가 265만건 아래면 2주, 그 이상 들어오면 1주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거금과 청약 계좌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억원 청약시 6~7주 정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종전 공모주 시장에서 최대 청약 증거금은 SKIET였는데 당시엔 증거금으로 81조원이 들어왔었다. 물론 SKIET는 중복 청약이 가능했기에 뭉칫돈이 몰렸지만, 지금은 불가능하기에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만약 이번 LG엔솔 청약에 SKIET 정도의 80조원 증거금이 들어온다면, 1억 청약시 7~8주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균등 배정을 노리고 최소 단위(10주)로 청약하는 경우 필요한 돈은 150만원이다. 그리고 1~2주는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7일 상장 후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균등 배정으로 2주를 받았고 NH투자증권의 목표 주가(43만원)까지 주가가 오른다고 하면, 26만원 가량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억원 어치 청약해 7주를 받았다면, 90만원 가량 수익이다.
LG엔솔 공모주 청약은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에서 할 수 있다. 공모주 직접 청약이 어렵다면 공모주 펀드나 공모주 랩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안타증권이 판매 중인 ‘We Know 공모주 펀드랩 제2호’는 지난 10일 출시 이후 112억원이 모였다. 최소 가입액은 1000만원.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작년 2월 출시한 1호 상품은 600억원 규모로 수익률도 양호했다”면서 “2호 펀드랩은 20일까지 가입하면 LG엔솔 공모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