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핀테크 회사의 주가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핀테크사 중엔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쓰는 곳이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핀테크 산업 자체의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해도 나쁘지 않은 때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휴대폰 화면. /AFP 연합뉴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 화폐 가격이 내려가면서 핀테크(정보 기술을 결합한 금융) 관련주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핀테크 회사 중 상당수가 가상 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해 가상 화폐와 함께 주가가 급락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핀테크 관련 회사의 주가 하락 폭은 가상 화폐보다 컸다. 전 세계 22개 핀테크 회사의 주가를 모아 만든 블룸버그그〮레이스케일 ‘금융의 미래 지수’는 연초 이후 26% 하락했다. 가상 화폐 지수 하락률 21%보다 많이 내려갔다. 가상 화폐나 블록체인이 타격을 입을 경우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핀테크 회사 주가가 크게 내려가면서 이들의 주식을 모아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도 고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핀테크 관련 ETF 7개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2월 68억3418만달러에서 현재 34억6685만달러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가상 화폐와 핀테크사 주가가 내려간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코로나 이후 시행한 막대한 돈 풀기를 끝낼 채비를 하자 시중에 돈이 마를지 모른다는 공포가 번지면서 위험 자산 가격이 두루 하락했고, 그 와중에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꼽히는 가상 화폐 가격도 급락했다. 러시아 등이 가상 화폐 관련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변수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산업 자체는 잠재력이 있어 가격이 하락한 지금 투자를 고려해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줄리 채리얼 블룸버그인텔리전스 핀테크 분야 선임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중앙화된 기존 금융의 시스템을 혁신하는 디파이(DeFi·탈중앙화된 금융)는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훨씬 빠르고 안전한 금융으로 발전할 수 있다. 관련주가 앞으로 크게 오르리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설문한 전문가들 또한 ‘금융의 미래 지수’에 편입된 핀테크 회사들의 주가가 향후 1년 동안 평균 119% 오르리라고,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회사 비트디지털(23일 기준 예상 수익률 199%), 블록체인 기술 회사 갤럭시 디지털(186%), 암호 화폐 투자 플랫폼 보이저디지털(177%) 등의 예상 수익률이 특히 높았다.

핀테크 회사들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ETF 중엔 ‘아크 핀테크혁신 ETF(운용 자산 15억8500만달러, 티커 ARKF)’ ‘글로벌 X 핀테크 ETF(9억4400달러, FINX)’ ‘ETFMG 프라임 모바일 결제 ETF(9억2500만달러, IPAY)’ 등의 운용 규모가 큰 편이다.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