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소액 주주 수가 8000명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 25일 바이오기업 신라젠은 사업보고서, 반기·분기보고서 상의 소액 주주 수가 잘못됐다며 정정 공시했다. 신라젠은 원래 소액 주주가 2020년 말 기준 17만4186명이라고 공시해왔는데, ‘착오가 있었다’며 16만5680명으로 정정 공시한 것이다.
실제로 주주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신라젠에 확인한 결과 2020년말 기준 사업보고서상 소액 주주 수 기재 시 다른 증권 계좌를 가진 동일 주주를 중복 계산한 것”이라고 했다. 신라젠은 최근에야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액 주주 수를 바로 잡은 것이다.
신라젠의 주주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라젠의 2020년 말 기준 소액 주주 수는 16만5680명이 맞다. 이중 법인 434곳을 제외한 개인 소액 주주는 16만5246명이다. 이는 신라젠이 사업보고서 등에서 명시한 17만4186명과는 차이가 있었다. 본지가 예탁결제원에 문의하자 “일부 주주가 중복 포함된 것 같다”고 했고, 이후 신라젠 측이 소액 주주 수를 정정해 사업보고서 등을 다시 공시했다.
주주 수 표기는 단순 실수에 가깝지만 여전히 16만명이 넘은 신라젠 주주들은 상장폐지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횡령·배임 혐의 때문에 1년 8개월 동안 거래 정지 중인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거래소는 다음 달 18일까지 코스닥 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신라젠을 상장폐지할지, 개선 기간을 추가로 부여할지 결정한다. 다음 달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 제기를 하면 다시 한번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된다.
주주들은 2017년 11월 장중 15만2300원까지 올랐던 신라젠 주식이 1만2100원까지 하락하고, 이후에도 장기간 거래 정지 되어 있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개인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6206만5797주로 거래정지 직전 주가로 계산해도 7510억원어치다. 전체 주주 중에서 1만주 이상을 보유한 주주도 537명인데, 거래 정지 전 주가 기준으로도 1만주의 평가 가치는 1억원이 넘는다. 60대(2만4482명)나 70대(5399명) 등 고령 주주도 적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