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앞으로 50년 동안 상승장이다(India is on a 50-year rally)”
작년 말 ‘신흥시장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미국의 유명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탈파트너스 대표는 “인도 주식시장은 단기 약세장도 물론 있겠지만, 앞으로 50년 동안 상승세를 펼칠 것”이라며 “지금의 인도는 10년 전 중국 주식시장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흥시장 펀드의 절반을 인도와 대만에 묻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투자 구루들이 장기 투자처로 주목하는 인도. 인도는 국제통화기금(IMF)이 202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높인 곳이기도 하다.
IMF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고 하면서 주요국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도 종전 3.3%에서 3%로 낮아졌다.
하지만 IMF는 인도에 대해서는 오히려 종전 전망치 대비 0.5%포인트 상향해 9%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도 재무부 역시 지난 1일 2022년 회계연도의 경제 성장률을 8~8.5%로 전망했다. 또 3월에 끝나는 2021년 회계연도는 9.2%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인도 경제 성장률은 2018년 6.8%, 2019년 4%였는데 코로나 쇼크가 터진 2020년엔 -7.3%로 역성장했었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확장 정책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인도 재무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2022년 4월∼2023년 3월)은 인프라 시설 투자를 중심으로 코로나 이후 빠른 경기 회복을 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산 규모는 전년보다 4.6% 늘었고, 당초 예산과 비교하면 13.3% 많은 39조4490억루피(약 639조4700억원)에 달했다.
인도 정부의 장밋빛 경제 전망에 인도 증시는 즉각 환호했다. 인도의 대표 지수인 SENSEX는 지난 1월 31일 1.42% 오른 데 이어 2월 1일에도 1.46% 상승했고, 2일에도 1.18% 올라 5만9558.33에 마감했다.
이날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 발표에 힘입어 시멘트, 수도 정비, 철강 등의 관련주가 상승했다. 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은행주 주가도 올랐다.
다만 인도 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 발표 이후, 채권 시장은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일 인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6.8%을 뚫고 오르면서 2019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기의 재정 확대 정책은 이자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또 국가 재정 악화는 물론, 국제 신용도 저하에 따른 루피화 가치 하락 등으로 자금 유출이 나타날 리스크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인도 정부는 인도 국영 보험사인 LIC(인도생명보험공사)의 기업 공개와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CBDC) 도입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LIC는 인도 생명보험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1등 보험사로, 보유 자산만 5000억달러에 달하는 공룡 회사다. 상장에 성공하면, 인도 증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LIC를 오는 3월 말까지 상장 완료해 인도 보험 시장의 민영화와 개방화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약 7800억 루피(약 12조6000억원) 가량의 주식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