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87% 내린 2747.71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연합뉴스

“연준 위원의 강한 금리 인상 발언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박하다는 바이든 대통령 언급까지 나오면서 기관이 잔뜩 겁을 먹고 있습니다.”(증권사 관계자 A씨)

사흘 연속 상승하던 코스피가 11일 기관 매도세에 전날보다 0.87% 하락한 2747.7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가 3700억원 넘게 순매수하고 개인도 721억원 어치 순매수했지만, 하락을 막진 못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0.7% 하락해 7만4900원에 마감했고, 시총 2~3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는 각각 1.6%, 1.9%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로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 하락한 877.42로 장을 마쳤다. 개인 투자자들이 2290억원 어치 순매수하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거센 매도 공격을 막아내진 못했다.

이날 오후 국내 증시는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긴급 회의 관련 루머가 퍼지면서 공포감이 확산됐다. 연준은 오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이 회의에서 바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진 것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월 15~16일이다.

미국 연준은 10일(현지시각)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에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공지했다./연준 홈페이지

전날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1982년 2월 이후 40년래 최고치인 7.5%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렸던 차였다.

하지만 연준은 금리를 올리기 전에 반드시 사전 예고하기 때문에 이번 14일 회의가 금리 인상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예전에도 정기적으로 기타 안건을 위한 이사회를 가져왔다”면서 “현 상황이 아주 작은 가능성까지도 고려하면서 조심해야 하는 시기는 맞지만, 14일에 예정된 회의는 물가지수 상승에 따른 급작스러운 미팅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파월 연준 의장은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3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