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드네요. 왜 이 종목 주주가 되었는지 정말 후회합니다.”
가뜩이나 수급이 꼬여있는 한국 증시에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 뉴스가 연이어 나오면서 찬물을 끼얹은 하루였다.
22일 주요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블록딜 추진 소식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각각 7.18%, 7.08% 하락한 16만8000원, 6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셀트리온을 1294억원 어치 팔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742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물은 주로 개미군단이 받아냈다. 이날 개인이 1000억원 어치 셀트리온 주식과 594억원 어치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사들였다.
테마섹은 계열사인 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 6.59%,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6.63%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테마섹은 전날 셀트리온 230만주, 셀트리온헬스케어 260만주에 대한 블록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거래액은 셀트리온 39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1700억원 규모다.
블록딜 물량은 대부분 이른 시일 내에 장내에서 풀리기 때문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증권업계는 분식회계 우려가 해소되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기존 주주들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최대 3900억원 규모의 지분(3.9%) 블록딜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이날 삼성SDS도 크게 밀렸다. 이날 삼성SDS는 전날보다 7.14% 내린 1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 9% 가까이 하락한 12만7500원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을 일부 매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작년 말 기준 삼성SDS 지분을 각각 3.9%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