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대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이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상품이 바로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이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나 주식(주가)이 투자 기간에 일정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데, 종목형은 기초자산이 주식인 ELS를 의미한다.

6일 각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종목형 ELS 중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대부분 연간 수익률이 두 자릿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NH투자증권의 ELS는 조건만 맞는다면 연간 22.3% 수익률을 보장한다. 이 상품은 만기도 1년 6개월로 일반적인 ELS 만기(3년)의 절반 수준이라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국내외 주가지수인 지수형 ELS도 연간 수익률이 6~10% 수준이다. HSCEI(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 미국 S&P500, 일본 닛케이 지수가 기초자산인 삼성증권의 지수형 ELS도 수익률은 연 10.2% 수준이다.

◇테슬라·미국 반도체 ELS, 최대 20%대 수익률

고수익을 보장하는 종목형 ELS의 기초자산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나 엔비디아·AMD·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주식 등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식 직접 투자가 많이 늘면서 이제 투자자들에게도 미국 주식이 낯선 투자 자산이 아니게 됐다”며 “그렇다 보니 해외 주식이 기초자산인 ELS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에는 기초자산이 테슬라 한 종목인 ELS가 있는데 연간 수익률이 20%로 높은 편이다. 이 상품은 만기도 1년으로 짧은 편이다.

ELS의 기초자산이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투자자가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신한금융투자의 종목형 ELS(기초자산 엔비디아·AMD)의 경우 만기인 3년 동안 두 종목의 주가가 ELS 투자 당시 주가인 ‘기준가’의 45% 아래로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다면 연 19.2%의 수익률을 보장받게 된다. 이 45%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하한선인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다.

일정 주기별로 돌아오는 조기 상환 평가일에 모든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 수준(상환 배리어) 이상이면 만기가 되기 전에 조기 상환되면서 투자 기간만큼의 수익률을 보장받는다. 이 ELS는 투자 시작 6·12·18개월 후에는 주가가 기준가의 85%(조기 상환 배리어), 24개월 후에는 80%, 30개월 후에는 75%를 넘기면 자동 조기 상환이 된다. 두 종목 중 한 종목이라도 주가가 투자 기간에 녹인 배리어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고 해도, 최종 만기일에 두 종목 주가가 모두 기준가의 75%(만기 상환 배리어)를 넘기면 수익을 모두 보장받는다.

문제는 투자 기간 동안 한 종목이라도 녹인 배리어보다 주가가 낮아진 적이 있는데, 만기가 됐을 때 한 종목이라도 주가가 만기 상환 배리어를 밑도는 경우에는 손실이 발생한다. 기초자산 중 만기일의 주가가 기준가 대비 더 낮은 수준인 종목의 ‘하락률’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만기일에 엔비디아의 주가가 기준가의 70%, AMD가 60%인 경우 AMD의 기준가 대비 주가 하락률인 40%만큼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원금 손실 날 수 있는 투자 상품”

종목형 ELS의 경우 기초자산이 개별 기업의 주식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 해당 주식이 상장폐지 등으로 가치를 상실하면 원금을 다 잃을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100% 손실도 가능한 투자 상품이라는 것이다. 기초자산이 대형 우량주기 때문에 수익을 낼 가능성이 비교적 높지만, 일단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손실 규모가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익률이 높으면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개별 기업의 주가보다는 대체로 변동성이 적은 지수형 상품이 수익률은 조금 낮더라도 안정적일 수 있다. 기초자산의 수가 많아도 위험이 커진다. 상환을 위해 달성해야 하는 조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ELS는 주식처럼 시장에서 매매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상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만기까지는 계속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며 “투자자 요구로 중도 상환이 이뤄지면 ‘청산 비용’ 등이 발생해 기대만큼 수익을 거둘 수 없거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LS (주가연계증권)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가 일정 기간 미리 정해 놓은 범위 안에 머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지만,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보게 되는 파생 금융 상품. 기초자산이 각국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지수인 ‘지수형’과 개별 주식인 ‘종목형’ EL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