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글로벌 증시를 바짝 긴장시킨 뉴스가 나왔다. 바로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다. 미국 단기 국채인 2년물 금리가 장기 국채 10년물 금리를 일시적으로 넘어선 것이다. 이 현상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먼저 채권 시장의 특징부터 알아야 한다. 채권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먼저 실물 경제를 반영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실물 경제를 선제적으로 반영한다. 그런데 채권 시장은 장기 경제 전망에 더 민감한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므로, 상대적으로 주식시장보다 더 빠르게 미래 경기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글로벌 투자자가 채권 시장에서 주식의 미래를 찾으려 한다.

미국 10년 및 2년 만기 국채 금리 차이. 지난 1일 201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래픽=한유진 조선디자인랩 기자

그런데 채권 시장에서 미래의 거시 경제 상황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바로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단기 금리(2년)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반면, 장기 금리(10년)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결정한다.

이달에 나타난 장단기 금리 역전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판단해서 장기 금리가 하락(국채 가격 상승)한 것이 아니라,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 정책 영향으로 단기 금리가 급등해 나타난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기 전에 나타나는 일종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된다./연합뉴스

최근 미국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가령 1950년 이후 70년간 미국에선 경기 침체 전에 반드시 장단기 금리는 역전했다는 것이다. 물론 장단기 금리 역전 후에 바로 경기 침체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또 1998년과 2005년엔 금리 역전이 있었지만 경기 침체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임박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적어도 1년 이상 이후의 거시경제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70년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8개월이다. 즉 과거 평균으로 따져 보면, 내년 4분기 정도에 미국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역전이 발생하고 이후 1년 정도는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은 장단기 금리 역전을 매도(Sell) 신호로 볼 게 아니라, 스타일 변화 타이밍으로 해석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국내 투자자는 양적완화(QE)와 저금리에 수혜를 보는 성장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매크로는 경기후반(Late cycle)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경기 후반기 대비는 우량주와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부터 출발해야 한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