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보통주·우선주)을 9조원 가까이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대부분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서초동 삼성 사옥./주완중 기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8조118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인 네이버 순매수액(1조3201억원)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순매수 5위인 삼성전자 우선주와 합치면 순매수액이 8조9090억원인데, 이는 올해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개인들이 순매수한 금액(15조2843억원)의 58.3%에 달한다.

개인과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대거 팔았다. 올해 기관 순매도 1위 종목이 삼성전자 보통주였다. 기관은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를 5조84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보통주는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2위(2조3912억원)였다. 기관과 외국인이 대거 판 삼성전자를 개인들이 사들인 것이다.

개인들의 투자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올해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의 수익률은 -3.7%로 순매수 2위 종목인 네이버(-4.5%) 다음으로 낮았다. 개인들의 올해 삼성전자를 평균 7만400원에 사들였는데, 주가는 지난 8일 52주 신저가인 6만7800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개인 순매수 3~5위인 카카오, 현대차, 삼성전자 우선주 수익률은 각각 2.6%, -1.1%, -0.6%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반등 지속에 따른 실적 개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개선에 의한 비메모리 실적 회복, 인수·합병(M&A)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등이 삼성전자 주가 반등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