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투자는 공개된 시장이 아니라서 위험하기도 하지만, 기회의 땅이기도 하죠.”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 결정액이 역대 최대인 9조2000억원을 돌파하며 벤처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동헌 라플라스파트너스 대표는 8일 본지 인터뷰에서 “벤처 기업은 초기 단계의 기업이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해 엑싯(투자금 회수)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회사의 기술이 현재 혹은 향후 시장 트렌드와 잘 맞는지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졸업한 신 대표는 2001년부터 변리사로 일하고 있다. 신 대표는 “개인이나 기업의 특허 업무를 담당하는 변리사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업과 기술을 접하고 기업의 흥망성쇠를 옆에서 지켜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직접 투자 회사를 세우고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신 대표는 “6년 전에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한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이 있었는데 당시 밸류(기업가치)는 100억 정도였다”면서 “그런데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그 회사 밸류를 들으니, 그때보다 20~30배 뛰어 놀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은 빠른 속도로 우리 삶의 전반에 스며들어 적용될 테니 좋아 보입니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질 테니 헬스케어 관련 기술도 유망하죠. 삶의 질이 높아져서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어갈 테니, 콘텐츠 관련 기술도 좋고요. 푸드테크, 스마트팜, 대체육 등 인간의 먹거리 문제와 관련된 기술도 좋게 봅니다.”
신 대표는 “상장사 투자는 주가가 빠지면 그만큼만 손해 보면 되지만, 스타트업 같은 벤처 투자는 회사가 문을 닫으면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할 수 없기에 하이리스크”라며 “이 때문에 투자 전에 여러 조건들을 따져보는데 퀄리티 높은 특허를 적절히 보유하고 있는 회사, 혹은 퀄리티 높은 특허 확보에 노력하는 회사를 좋게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퀄리티 높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회사의 연구·개발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좋은 특허를 갖고 있는 기업의 기술은 경쟁사 기술에 대해 차별성과 우위성이 있다는 것이고, 나아가 모방품(모방 서비스)이 시장에 나왔을 때,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