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한 해외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우크라이나 사태로 반사이익을 보는 업종·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상장한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글로벌 수소&차세대연료전지MV’의 상장 후 수익률은 17.9%다. 이 ETF는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소 에너지’ 산업에 투자한다. 수소의 생산·저장·운송·충전 등에 관련된 글로벌 기업 25~30곳 정도가 투자 대상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1월 상장한 ‘ARIRANG 글로벌 희토류 전략자원기업MV’의 상장 후 수익률도 -1.7% 정도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전반적 시장 수익률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이 ETF는 전기차의 구동 모터, 배터리, 풍력발전 터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희토류와 희소 금속을 채굴·정제·재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와 원자재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두 ETF가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 사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유럽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자 노력하기 시작하면서 수소 에너지 관련주도 좋은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공급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희토류, 희소 금속 관련 기업 주가도 연초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사이버 보안 INDXX는 상장 후 수익률이 16.6%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22일 상장했는데,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킹 등 ‘사이버 공격’ 방어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송민규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ETF 운용팀 매니저는 “실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주요 기관 웹사이트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바 있고 이에 각국은 사이버 보안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며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사이버 보안 관련 지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