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펄어비스 주주들에겐 27일이 말 그대로 ‘검수완박(검은 수요일 완전 박살)’이었다.
이날 펄어비스는 전날보다 24.3% 하락한 7만42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6% 가까이 하락해 7만2700원까지 떨어졌다. 전날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코스닥지수가 하루에 1.64% 하락하는 등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코스닥 시가총액 4위(5조원)인 펄어비스의 하락세는 더욱 거셌다.
이날 펄어비스 거래량은 680만주에 육박하면서 폭증했다. 개인들이 매수하면서 주가 급락을 필사적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기관이 995억원, 외국인이 419억원 어치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 내렸다.
전날 중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의 매출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평이 나온 것이 주가 급락 원인이었다. 출시 첫날인 26일, 검은사막 모바일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는 올랐지만, 매출 지표에서는 중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서 출시되면 바로 매출 상위 탑5 안에 들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30위권 안팎에서 움직여서 실망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재야의 고수들 운영자는 “가격이 충분히 싸지면 매수 관점이겠지만 비싸다 싶을 땐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베이징을 향해 기도만 하던 주식이었는데 성과가 좋게 나오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해진다”고 평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버전 초기 매출 성과가 매우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회사 측에서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트래픽 지표상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중국에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받았던 펄어비스는 작년 11월에 장중 14만5200원까지 주가가 오르면서 급등했다. 하지만 이달 신작 출시를 앞두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급증했다. 1년 전만 해도 45억원 안팎이던 펄어비스 공매도 잔액은 22일 기준 3760억원까지 불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액 기준 1위로, 2위인 에코프로비엠(2715억원)보다 훨씬 많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037억원, 영업이익은 430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