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 찬스라고 보고 사는 건데 지옥행 열차 탑승일 수도 있죠.” “상승장만 봤기에 위험을 모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코스피가 2400까지 밀릴 수도 있는데...” “풀베팅하던 버릇은 관성이 붙어 못 버리죠.”

증시가 험한 모습을 보인 4월, 한 달 동안 주식을 9조원 넘게 사들인 개미군단에 대한 여의도 증권맨들의 반응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28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9조3255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작년 2월 순매수 금액(9조5748억원) 이후 최대다. 반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6조원 가까이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한국에서 떠났고, 같은 기간 연기금 등 기관도 주식을 3조원 이상 처분했다.

개인들의 주식 순매수는 일부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이달 압도적인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5조4000억원)였다. 500만명이 따르는 ‘삼전교(敎)’라는 말이 나올 만큼, 믿음이 강하다. 그 다음 개인 순매수 종목 2위는 하이닉스, 3위는 네이버, 4위 카카오, 5위 펄어비스다(탑5 종목들의 4월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5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980년대 연준을 이끌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정평이 난 폴 볼커 전 의장까지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과 의지를 강조했다. 사진은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의 생전 모습./조선DB

여의도 증권가는 향후 시장 전망이 여전히 안갯 속인 만큼, 매수를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 월가를 뒤흔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강력한 긴축 예고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패널 토론에서 “실질적인(인플레이션) 고점은 3월에 있었을지 모르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것을 확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price stability)을 회복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경제는 물가 안정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는 발언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0.66% 오른 2656.54에 개장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뉴시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지금 증시는 마치 축구로 치면 후반전과 같은 상황이라서 공격보다는 방어에 더 힘써야 한다”면서 “가격이 싸 보인다고 해서 무턱대고 샀다가는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Buy high Sell low)’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이어 “전체 자산의 20~30%는 현금 실탄으로 갖고 있어야 극심한 변동성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퀵시황 진행자인 최경진 한화투자증권 PB는 “지금 바닥인 것 같다고 해서 사기보다는 다음 달 4일 연준의 금리 인상과 의장 발언까지 확인하고 나서 사도 늦지 않다”면서 “미국 나스닥지수는 기술적으로 지금보다 더 내려가면 약세장 트리거가 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물량이 엄청나게 쏟아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대출을 받아서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면 가급적 비중을 줄여야 하며, 급락장이 갑자기 찾아왔을 때 반대 매매를 당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최 PB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