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주식 할래?”
요즘 미국 월가 뉴스에서 빈번하게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커피출레이션(capitulation·항복)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 때문에 수익 희망을 버리고 투매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일종의 바닥 신호로 여겨진다. 기술주 중심 미국 나스닥지수는 올해 28% 하락했는데, 이를 놓고 커피출레이션 징후가 나왔다, 아직 멀었다, 하며 논란이 한창이다.
커피출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만큼 체력이 약해진 자산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인플레가 주는 혜택을 누리면서 위험은 피하려면 자산 배치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궁금하다. 지금 개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여덟 가지를 뽑아 신한금융투자 강남금융센터 PB 10명에게 솔직한 대답을 들어봤다.
◊인플레이션 시기 대처법
–미국은 인플레 시기에 가장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곳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젊은 노동력을 보유한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신흥국은 업종 불문하고 배제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은 있지만 수급 불균형이 심한 에너지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 꿈을 먹고 자란 성장주는 점검이 필요하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모니터링하라.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있는 만큼, 선명하게 원자재에 투자 가능한 브라질과 에너지 업종이 유망해 보인다. 전쟁 때문에 원래 위치로 돌아오기 어려운 러시아는 피하라.
–중국, 일본, 인도, 그리고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른 기술주는 피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기대감으로 올랐던 부실한 기술주는 더 이상 선호 대상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물타기
–고점 대비 많이 빠졌으니 고민은 되겠지만 업종별 대표 종목은 중장기적으론 분할 매수가 정답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힘든 구간을 버텨야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기술주 중심 하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실적이나 시장 지위 등 모든 면에서 장기 투자에 바람직하다. 계속 분할 매수하라.
–업종, 이익, 지배 구조 등 환경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약점인 부분이 꽤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는 어느 정도 독점력 있는 기업이라서 분할 매수 전략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선 앞서가도 기존 업체들이 참여하면 뒤처질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일단은 멈춰라. 관망하다가 성장주 상승세가 확인되면 그때 분할 매수해도 늦지 않다.
◊지금 강남 부자들은
–목표 수익률은 4% 정도로 보수적이다. 한 차례 쉰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서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
–추가 투자는 늘리지 않고, 미국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회를 보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작년과 달리 4~5% 정도 수익만 기대한다. 실적이 잘 나오는 우량 성장주는 사고 있지만, 먼 미래를 현재 가격으로 끌어왔던 성장주는 팔고 있다.
–원금 지키기에 애쓰고 있다. 낙폭 크다고 무조건 저가 매수는 하지 않고, 실적 전망치가 좋아지는 종목으로 옥석 가리기를 하는 중이다.
–인플레 방어를 위해 부동산 투자에 관심 갖지만, 예전보다 더 꼼꼼하게 따진다. 정부 정책이나 금리 추이 등을 보면서 물건별로 신중히 접근한다.
◊계좌 손실이 너무 큰데...
–최근 몇 년이 비이성적으로 강한 상승장이었다. 지금 변동성이 커졌다고 하지만 과거에도 이랬다. 가장 좋을 때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면 안 된다.
–금리 상승기에 레버리지(대출)를 활용하면 투자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유망하지 않은 종목은 과감하게 교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런 액션 없이 버티는 건 전략이 없는 것과 같다. 본인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신용 리스크도 관리해야 한다.
–투자는 공부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초보 투자자는 목돈 일시납보다는 지속적 적립식 투자를 권장한다. 종목 선정이 어려우면 차라리 상장지수펀드(ETF)나 공모 펀드를 활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