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자마자 마감인가요?” “특판도 오픈런(매장문을 열자마자 손님이 몰리는 것)해야 하나요?”
지난 23일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아무 조건 없는 연 6% 특판 적금이 하루 종일 화제였다. 이날 충남 서천신협이 100억원 한도로 5년 만기 연 6% 특판 온라인 적금을 선보였는데, 오전에 출시되자마자 전국에서 가입자가 몰리면서 조기 마감됐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 카드 사용, 납입액 제한 등 복잡한 조건이 하나도 붙지 않고, 무조건 연 6% 이자를 준다고 한 것이 흥행 비결이었다.
앞서 연 6%짜리 고금리 적금이 나오긴 했지만, 월 가입금액이 20만원으로 작거나 만기가 6개월로 짧아서 재테크 상품으로는 큰 실익이 없었다.
재테크 전문가 박현욱(필명 슈엔슈)씨는 “올해는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고 좋은 공모주도 자주 나오지 않다 보니 고금리 장기 적금에 눈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다들 고금리 상품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200억~300억 한도로 나와도 출시 당일 마감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75%로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안정 성향의 현금 보유자들이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금융업계는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데, 그렇게 되면 지난 2007년 7~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상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현욱 씨는 “금리 상승기라고 해도 원하는 고금리 특판 상품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진 않는다”면서 “연 2~2.2% 정도인 수시입출금 통장에 여유자금을 넣어두고 좋은 기회를 기다리다가 특판을 적극적으로 낚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고금리 정기예금은 2금융권 기준으로 1년 만기에 최고 연 3.7%까지 나왔는데, 예금자보호 기준은 원리금 합쳐 1인당 5000만원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알짜 공모주 청약을 기다리면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여유자금을 넣어둔 투자자라면, 현재 CMA 금리가 얼마에 적용되고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게 좋다. 똑같은 CMA라고 해도 금리 상승기에는 유형별로 금리 격차가 상당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CMA는 운용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RP형, MMF형, MMW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CMA 중에 가장 많은 비중(47%)을 차지하는 것은 RP형이다. 환매조건부채권이라고 불리는 RP는 증권사가 국공채·은행채 등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확정 금리라서 마치 은행 예·적금처럼 만기 이자 계산이 쉽다는 건 장점이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시중 금리가 바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MMF형, MMW형은 확정 금리는 아니고 예상 수익률이 나온다. 발행어음형 CMA는 금융당국 허가를 받은 초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4곳에서만 판다.
그렇다면 CMA 수익률은 요즘 어느 정도일까. 23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RP형 CMA는 연 1.1%로 낮지만, MMW형은 연 1.54%(예상), 발행어음형은 연 1.55%다. 금리가 낮은 RP형에서 수익이 좀더 높은 MMW형이나 발행어음형으로 갈아타려면 증권사 창구에 찾아가거나, 스마트폰 증권사 어플에서 직접 처리하면 된다. 증권사에서 먼저 높은 금리로 갈아타라고 알려주진 않으니, 번거롭더라도 가입자 본인이 신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