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가가 지난 5월에만 12.9% 하락했지만, 서학 개미(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애정은 식지 않았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학 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10억3567만달러 순매수)였다. 순매수 규모가 같은 기간 2위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4억2808만달러 순매수)’의 2배를 넘었다.
올해 1~5월 전체로 놓고 봐도 서학 개미는 테슬라를 가장 많이 순매수(21억2367만달러)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는 28.2% 떨어졌다. 올 들어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형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 인수를 추진한 것도 테슬라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는 “한국의 투자자들은 머스크를 제외하면 테슬라 지분율이 다섯째로 높은 투자자 그룹”이라고 했다. 최대 주주인 머스크에 이어 서학 개미들이 테슬라 6대 주주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0억3600만주 중에서 1억6296만주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뱅가드그룹(6517만주)과 블랙록(5536만주) 등 대형 자산 운용사들이 2~5위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학 개미는 지난달 20일 기준 테슬라 주식을 1663만5000주 정도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 주식의 1.6% 정도다. 서학 개미는 2019년 말 테슬라 주식을 870만9000주가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0년 말(1125만주)과 지난해 말(1441만7000주)에 보유 주식 수가 늘었고, 올 들어서도 200만주 이상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1000만명 가까운 소액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약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증시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이들은 가상 화폐나 레버리지 금융 상품 등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테슬라는 이러한 ‘특성’에 잘 맞는 주식”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지난 3일 하루에만 9.2% 하락했을 정도로 대형주치고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