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서학 개미(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는 나스닥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를 19억4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21억8000만달러)에 이어 해외 증시 순매수 2위다. 순매수 3위도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의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언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12억달러 순매수)였다. 3배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상승하면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하락률의 3배만큼 손실이 나는 고위험 상품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가 지수 방향성을 예측해 수익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해외 증시에서도 레버리지 ETF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ETF 상품을 선택해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7일 본지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과 신한금융·하나금융투자 등 7개 주요 증권사에 ‘약세장에도 투자할 만한 뉴욕 증시 ETF’를 5종목씩 추천받았는데, 에너지·농업 ETF와 리츠·배당주 ETF를 추천한 곳이 많았다.

/각 증권사 국내 주요 7개 증권사가 추천한 미국 증시 상장 ETF. 증권사별로 5종목씩을 추천받았고, 신한금융투자만 2종목을 추천했다.

◇전쟁 여파로 뜬 에너지·농업 ETF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제재로 에너지·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하는 증권사가 많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엑손모빌·셰브론 등 에너지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뱅가드 에너지(종목 코드 VDE)’를, 한국투자증권은 송유관 및 에너지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X MLP &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MLPX)’를 추천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에너지·농산물·금속 등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플렉스 셰어즈 모닝스타 글로벌 업스트림 내추럴 리소시즈(GUNR)’와 에너지 기업과 도로·공항·항만 등 인프라 관련 기업에 함께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IGF)’를 동시에 추천했다.

원유 등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전통 에너지원의 ‘대체재’에 투자하는 ETF도 추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우라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X 우라늄(URA)’을, 삼성증권은 태양광·풍력발전 기업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ICLN)’를 추천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옥수수·콩 등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DB 애그리컬처(DBA)’를 추천했다. KB증권은 “비료 가격 상승, (각국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곡물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농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반에크 애그리비즈니스(MOO)’를 추천했다.

◇배당 수익 노리는 리츠·배당주 ETF

금리 상승기에 적합한 투자처로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와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하는 증권사도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셀렉트 디비던드(DVY)’와 25년간 배당이 꾸준히 증가해온 ‘배당귀족주’에 투자하는 ‘프로셰어즈 S&P500 디비던드 아리스토크래츠(NOBL)’를 함께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리 상승은 투자의 ‘기회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배당주의 배당 수익은 이러한 기회비용을 보전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이 추천한 ‘아이셰어즈 코어 하이 디비던드(HDV)’는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기대되는 75개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고, NH투자증권이 추천한 ‘위즈덤트리 US 퀄리티 디비던드 그로스(DGRW)’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수익을 내면서 배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리츠에 투자하는 ETF도 증권사 3곳의 추천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리얼 에스테이트 섹터 셀렉트 SPDR(XLRE)’를 추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글로벌 리츠(REET)’를 추천했다. KB증권은 단기 임대 리츠에 투자하는 ‘누빈 쇼트-텀 리츠(NURE)’를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리츠는 임대료 인상 등을 통해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회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