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뉴스1

지난해 1~11월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중에는 테슬라 주식을 대거 내다팔고, 대신 벤츠나 BMW 등을 샀지만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같은 기간 순매수 9위였던 방산기업 노스럽 그러먼의 주식은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민연금공단이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민연금은 테슬라 주식을 7억8728만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차익 실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대신 국민연금은 벤츠 주식을 2억7881만달러(순매수 4위), BMW를 2억4000만달러(5위) 순매수했는데, 지금까지 지난해 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 약세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순매수 9위인 노스럽 그러먼(2억1877만달러)에서는 31.5%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국 군사력을 강화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자료=국민연금공단

◇테슬라 팔고 산 자동차·배터리주서 손실

글로벌 증시 약세로 지난해 1~11월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인 알파벳(구글) A클래스를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을 경우 추정 수익률도 -3.1%로 ‘마이너스’다. 대략 주당 2370.82달러에 순매수했는데 지난 9일 종가가 2296.71달러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벤츠나 BMW에 대한 투자에서도 수익이 나기 어려웠다. 벤츠 주식의 추정 수익률은 -20.7%, BMW 주식의 추정 수익률은 -14.5%다.

국민연금은 중국의 배터리 기업인 CATL(닝더스다이) 주식도 2억3372만달러(순매수 7위)어치 순매수했는데 추정 수익률은 -24.3%였다. 올 들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전기차 생산에도 문제가 생겼다. 이 때문에 배터리 기업의 주가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방산주에선 ‘대박 수익률’

국민연금이 지난해 상대적으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 중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방산기업인 노스럽 그러먼의 주식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이 회사 주식을 평균 352.09달러에 순매수했는데 지난 9일 이 회사 주가는 462.92달러였다. 지금까지 이 주식을 완전히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면 31.5%의 고수익률을 기록 중이라는 의미다.

반면 순매수 3위 쿠팡에 대한 투자에선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쿠팡 주식을 평균 39.4달러 정도에 순매수했는데, 지난 9일 종가는 12.32달러로 이보다 68.7% 낮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이 해제되면서, 전자상거래 기업의 매출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주식 순매수 1~2위도 손실

지난해 1~11월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내 주식은 크래프톤으로 1조26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평균 순매수 가격은 48만1500원정도 된다. 현재 주가(10일 종가)가 27만4000원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크래프톤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43.1%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순매수 2위는 카카오뱅크로 1조10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역시 평균 순매수 가격이 7만2500원 정도로, 지난 10일 종가 3만9150원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46% 가량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