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올 들어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비상장 주식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공개(IPO)를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15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전자 상거래 플랫폼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의 주가는 14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42% 하락한 6만5000원 수준이다. 비상장 주식의 주가는 ‘서울거래 비상장’에서 비상장 주식이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 매물의 가격을 기반으로 산정한 가격이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관계자는 “올 들어 핀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라고 했다. 금융 앱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46.9% 하락했다.
이처럼 올 들어 주요 비상장 주식들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거래 비상장은 “올해 1분기 거래 인원은 지난해 4분기 대비 25.2% 증가했다”고 했다.
◇인터넷뱅크 등 핀테크도 약세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의 주가도 올 들어 크게 하락했다. 지난 14일 케이뱅크 주가는 1만5600원으로 지난해 말(2만1000원) 대비 25.7% 떨어졌다. 컬리와 마찬가지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아시스(오아시스마켓 운영)의 주가도 올 들어 13.6% 하락했다. 또한 숙박 예약 앱인 야놀자의 주가도 올 들어 18.2% 하락했다.
금리 인상으로 가상 화폐 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가상 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올 들어 크게 하락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주가는 올 들어 43.5% 하락했고,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주가는 66.7% 떨어졌다.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64.1% 감소했고, 빗썸코리아의 1분기 순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79.2% 줄어들었다. 작년에 비해 거래가 줄어들면서 수수료 수익 등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철회도 이어져
올 들어 기업들의 상장 철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며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5월에는 ‘대어급 공모주’로 분류됐던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같은 이유로 상장을 포기했다.
올 들어 상장을 포기했다가 다시 추진한 기업들은 희망 공모가를 많이 낮췄다. 지난 2월에 상장을 철회했던 대명에너지는 희망 공모가액이 2만5000~2만9000원이었는데, 이를 1만5000~1만8000원으로 낮췄다. 실제 공모가는 1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15일 종가는 1만7050원으로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약 연구·개발 기업 보로노이도 지난 3월 상장을 철회했다가 공모가를 낮춰서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희망 공모가액이 5만~6만5000원이었는데, 다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4만~4만6000원으로 낮췄다. 실제 공모가는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4만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쏘카 역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쏘카는 “정해진 기일(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내에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준비 기간 단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컬리는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나오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시점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