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물가 상승과 세계 각국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자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값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일시적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가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약 3년째 1800달러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보통은 물가 상승 국면에 안전 자산인 금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예금·채권 등의 금리가 높아지자, 금의 상대적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지난 50년간의 미국 주식 시장과 금 가격 패턴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통해, 경기 침체기엔 금이 늘 매력적인 투자처였다고 분석했다. 침체 때마다 금값과 미국 S&P500지수의 변화를 비교·분석해 보니, 금이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줬더라는 것이다.
1971년 이래로 미국에서는 7번의 공식적인 경기 침체가 있었다. 이중 네 번은 금 쪽이 수익이 좋았고, 세 번은 S&P500지수 상승률이 높았다. 수익의 차이를 계산해 보면, 금이 비교적 더 많은 수익을 냈다. 금 수익률이 좋았던 네 번은 S&P500지수에 비해 약 104% 좋은 수익을 거뒀지만, S&P500지수의 상승률이 더 높았던 세 번의 경우 금보다 18% 더 나은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경기 침체 기간의 전반적인 평균을 내 보면 금이 S&P500지수보다 52% 더 많은 수익을 냈다. 블룸버그는 “치솟는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급락하는 가상 화폐 시장, 그리고 경기 침체의 위험이 더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금값을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