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이자 미국 내 운용 자산 12위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엑스의 페드로 팔란드라니 리서치센터장은 18일 서울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관련 주식의 주가가 많이 하락한 지금이 AI나 사이버 보안 등 혁신 테마에 투자할 기회"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주가가 많이 하락한 지금이 AI(인공지능)나 사이버 보안,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혁신 테마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엑스(Global X)’의 페드로 팔란드라니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8일 서울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숨을 곳이 없다’고 표현할 만큼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지금이 이전의 주가 상승기보다 투자를 시작하기에 더 낫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엑스는 2008년 설립된 ETF 운용사로 각종 혁신 테마 ETF를 시장에 상장시키며 주목받았다. 지난 14일 기준 운용 자산 규모는 364억달러로 미국 내에서 12위 규모다. 201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 회사를 인수할 때는 80억달러 수준이었는데, 이후 4배가 넘는 수준까지 불어난 것이다. 비슷한 혁신 테마 ETF를 운용하는 아크 인베스트먼트(159억달러)의 2배가 넘는다.

◇“혁신 테마에 투자할 기회”

-작년까지는 혁신 테마 ETF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한 것 같은데.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지금이 정말 좋은 살 기회일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처럼 주가가 오를 때 혁신 테마에 투자했다면 지금 손실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기업의 실적이나 미래 전망에 비해 주가 수준이 많이 낮아진 지금 투자를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인 이벤트 때문에 세계화 기조가 흔들리고, 각국이 개발도상국에 생산을 맡기지 않고 자국 내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 노동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로봇’ 등 혁신 테마가 주목받을 수도 있다.”

글로벌엑스의 AI ETF(종목 기호 AIQ)에서 투자 비중이 높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올 들어 24.1% 하락했다. 지난해 이 종목에 투자했다면 주가 하락은 ‘뼈 아픈 손실’이지만, 관점을 바꾸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팔란드라니 센터장은 혁신 테마에 대한 ‘장기 투자’를 계속 강조했다.

-그러면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혁신 테마에 투자하면 좋을까?

“개인 투자자는 전기차 업계에서 누가 ‘제2의 테슬라’가 될지 알고 싶어한다. 분명 포드 등 기존의 자동차 기업이나 리비안 같은 신생 기업 중에서 일부는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갈 것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정확히 성공할 기업을 가려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ETF라는 바구니를 통해 분산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글로벌엑스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DRIV)를 운용 중이다. 또한 전기차가 유망 테마라고 생각된다면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면 수혜를 볼 배터리 기업이나 배터리 소재인 리튬을 채굴·정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LIT)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인플레·경기 침체 우려 아주 크지 않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증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우려한다.

“물가 상승세는 이제 누그러질 것이라고 본다. 우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택 시장도 점차 안정되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통제’되기 시작한다면 곧 연준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본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있다.

“불황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기업들의 재정 상황이 과거 위기 상황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본다. 또한 미국 내 소비자들의 재정 상황도 비교적 ‘건전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크다 보니 좀 더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도 있는데.

“피난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는 글로벌엑스 나스닥 100 커버드 콜 ETF(QYLD)를 추천한다.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게 설계된 ETF이고, 연간 12% 정도의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나스닥 100 지수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배당 수익을 통해서 이를 보전할 수 있다.”

글로벌엑스(Global X)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2008년 설립, 201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

―운용 자산 규모 364억달러(약 47조원)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미래 혁신 산업 관련 테마 ETF 운용 중